겨울이 되면 거실 한쪽 구석에 귤 한 상자가 놓여 있는 풍경은 당연한 듯 펼쳐집니다. 5kg이나 되는 그 귤 한 상자는 일주일도 채 안 돼 온 가족이 귤 한 알 남기지 않고 다 먹어 치우곤 합니다.
고향 베이터우(베이터우)의 대둔산(대둔산)은 통간(桶柑, 귤의 일종)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껍질은 두껍지만 과육이 꽉 차 있고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설날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제물입니다.
이에 비해 일본 귤은 작고 앙증맞습니다. 특히 SS 사이즈는 한입에 쏙 들어갈 정도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10개 이상을 먹어 치운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귤은 가가와현(가가와현)의 오바라베니와세(小原紅早生, Obara Beni Wase)입니다. 그 맛은 베이터우의 통간과 매우 흡사하며, 새콤달콤한 맛의 균형이 잘 맞아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습니다.
오바라베니와세는 껍질과 과육 모두 일반 귤보다 색깔이 더 짙고 붉은데, 일본에서 색깔이 가장 선명한 감귤류라고 합니다. 최고 등급은 '사누키홍(讚岐紅, Sanuki Hong)'이라고 불리며 당도가 12.5 이상이고, 그 다음으로 우수한 품종인 '킨토키홍(金時紅, Kintoki Hong)'도 당도가 11.5 이상입니다.
가가와현 사카이데시(사카이데시)는 바로 오바라베니와세의 주요 생산지입니다. 언젠가 시코쿠 순례(四國遍路) 81번 찰소(札所) 시라미네지(白峯寺)로 향할 때, 저는 먼저 산기슭에 있는 과수원에 들러 귤 따기 체험을 했습니다. 햇빛 아래 붉고 투명하게 빛나는 귤을 바라보니 식욕이 순식간에 솟아올라 그 자리에서 몇십 개를 먹고, 큰 봉투에 가득 담아 집으로 가져와 천천히 즐겼습니다.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집 안 구석에 당연하게 놓이는 귤 한 상자는 단순한 계절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제 마음속에서 타이완과 일본을 넘나들며 기억과 맛을 연결하는 작고 따뜻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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