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거의 이맘때쯤, 저는 가가와현(香川縣)의 다무라 신사(田村神社)에 참배하러 갔습니다. 이곳은 예로부터 사누키국(讚岐國)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신사일 뿐만 아니라 사누키 칠복신(讚岐七福神) 중 호테이존(布袋尊)을 모시는 곳이기도 하여 많은 사람들이 '금전운 상승'을 기원하러 찾아옵니다.
데미즈샤(手水舍) 옆에는 특별한 '미즈우라나이(水占)' 오미쿠지(籤) 용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종이를 물에 넣으면 천천히 점괘가 떠오른다고 하는데, 신비로우면서도 의식적인 느낌이 가득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주홍색의 겹겹이 이어진 도리이(鳥居) 길이었습니다. 길 중앙에는 거대한 '사누키 사자' 머리 조형물이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금색과 붉은색이 섞인 사자 머리는 위엄 있고 화려했으며, 가가와현(香川縣) 지역의 사자춤을 상징하며 강렬한 지역 특색을 드러냈습니다.
연말이 되자 현지 주민들은 낡은 부적과 인형을 한곳에 쌓아두고 신사에서 '인형 공양제(人形供養祭)'를 지내기 위해 맡겼습니다. 낡은 물건과 마음에 대한 신중한 작별 의식은 이 여행을 단순한 유적지 방문을 넘어 현지 사람들의 따뜻한 정과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원본 텍스트 표시